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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ilitation

사례이야기 - 갈등을 해결하라!

by Humble Agile Coach - 채드(유종현) 2020. 3. 20.

회의요청

 

  며칠 전에 제가 속한 B그룹장님과 팀장님으로부터 요청하나를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팀의 A그룹과 B그룹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업무에 속도가 안나고 있을 뿐 아니라 안보이는 곳에서 서로를 무시하고 비난하고 있는 것 같다. 업무가 진행될수 있도록 협업 체계를 만드는 회의를 진행해달라.”

  회의 진행 요청을 수락하고 몇가지 말씀을 드렸습니다.

 

  "목표는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것과 업무 개선안이며, 두 가지 목표 중에 더 중요한 것은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업무 개선안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두가지 모두 이루지 못한다면 회의는 팀빌딩, 갈등해결에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관련된 몇분을 만나서 인터뷰했습니다.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무시와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를 대하고 은밀하게 갈등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들만 있는 자리에서 서로를 블레임한다는 첩보(?)가 있다.
"안티 골은 서로간 신뢰가 없는 현재 상태에서 R&R 정의만 늘어나는 것..."
"중요한 것은 같은 일을 하는 두 그룹의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를 갖고 함께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협력하는 하나의 팀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의 설계

 

  동료와 회의를 설계합니다.

  회의를 설계하고 리뷰하고 설계하고 리뷰하면서 회의 설계를 몇번 바꿨습니다.

  진행자인 우리가 갈등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뒤집기도 하고

  두 조직의 갈등의 중심에 있던 업무 중심으로 이야기를 꺼내보는 방식을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우리가 만들어야할 회의는 "그들의 갈등을 마주할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식은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ORID를 이용하여 그동안의 그들의 경험과 감정으로부터 회의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이전에 생각했던 프로세스는 대안으로 남겨두고서...


회의의 진행  

 

회의 당일 여기 모인 참석자들이 업무를 함께 진행하는 과정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서로 자리를 섞어 앉고 인터뷰 게임으로 아이스브레이킹하며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들의 그동안 어떤 경험을 했는지 하나 하나 꺼내도록 합니다. 

  각각의 경험을 포스트잇으로 적고, 그중에서 사람들이 흥미를 보이는 사건을 중심으로 사실과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넘게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아쉽게도 그들이 가진 갈등 요소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느껴집니다. 

 

  다음 과정을 진행하기 보다는 회의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 봅니다.

  잠깐 쉬는 시간을 가지며 회의에 참석한 몇분에게 회의가 목적을 향해 잘가고 있는지 피드백을 받아봅니다.

 

  "아직 내가 듣고 싶은 이야이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저쪽 부서에서 팀장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모르는데... 회의에서 전부다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진행자도 이해하지 않느냐..."

 

  어떤 표현이든 갈등 요소가 충분이 이야기 되지 않았다는 피드백이었습니다.

  쉬는 시간이 지나고 갈등을 찾기 위한 발산 작업을 마무리하기 보다 다른 방식으로 갈등을 좀더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서로가 원하는 역할과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역할 사이의 차이가 갈등 요소를 드러낼수 있으리라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갔죠. 아주 약간은 갈등의 요소가 노출되었지만 갈등의 바닥을 볼수는 없었습니다. 

 

  피상적인 갈등 요소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즉흥적인 해결안이 몇가지 제시되었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에 즉흥적인 해결안을 파킹랏에 넣고 다 함께 해결과정을 진행하기 보다는 측흥적인 해결안을 공유하고 담당자를 정해봅니다.

 

  물론 다함께 고민해서 나온 의견이 아니기에 모두의 의견을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함께 다시 해결안을 뽑는 회의를 가지셨으면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습니다.

 

  약속한 시간이 모두 지나 회의를 의뢰했던 팀장님이 들어오시고

  회의는 최종 목적에 다가가지 못한 채 마무리 되었습니다. 


피드백

"어차피 이 짧은 시간으로는 해결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였다."
"이야기를 시작할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 것 같다."
"나였다면 아이스브레이킹만 세시간 동안만 했을 것 같다."

  회의를 마무리하고 다양한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피드백의 공통점은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회사일을 하다보면 시간이라는 제약사항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회사에 소속된 몸이라면 이 짧은 시간 안에 최선의 솔루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나는 하루반이라는 준비시간과 두시간 반이라는 회의시간으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일까?"

 

  확실한 것은...제가 선뜻 "그렇다고 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냈어..."라고 말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어떤 부분을 간과했나? 다르게 하면 더 나아질까?

 

  이런 질문들이 회의가 마무리 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머리 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반성

 

  미국에는 AA라는 약어로 널리알려진 단체가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 협외(Alcoholics Anonymous) 입니다. 이 단체는 "자신을 중독으로 내몬 문제에 직면할 능력을 회복하는 것"을 중시합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나는 알코올에 중독되었으며 앞으로 평생 그럴 것이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 

 갈등을 해결하려면 갈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

 

 회의 과정을 설계하면서 제가 의도한 것은 갈등이 드러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생각해보니 갈등을 드러나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 갈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네요.

 

 "어떻게 하면 그들이 갈등을 스스로 인정하게 할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번 사례에서는 서로가 갈등을 인정하게 하는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 두 그룹 모두 갈등을 드러내면 안되나는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기는 했습니다.

 

 A그룹 : 갈등 유발 -> 팀장님의 중재 -> B그룹에게 문제 해결 의뢰 -> B그룹의 입지 강화 -> A그룹의 영향력 감소

 B그룹 : 문제/개선 제안 -> A그룹의 무시 -> 갈등 유발 -> 타 그룹으로 갈등 유발자로 인식

 

 이런 상황에서 답을 찾을수 있는 방법...

 

 언제가 보았을 책들을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그 내용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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